그라비티의 만행

2004.12.07 02:00

단장 조회 수:1957 추천:287

일단 김정률 그라비티 회장이 인터뷰한 내용부터 보시라.

결단의 순간들]김정률 그라비티 회장(6)  
  
⑥침몰 직전의 그라비티호

2002년 8월 7일 밤 12시 15분 불길한 느낌의 핸드폰이 울렸다.

“회장님, 회사를 그만 둘까 합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제작에 참여한 한 개발자의 목소리였다. 투자자로부터 100여억 원을 투자 받아 게임을 개발한지 2년.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상용화 한지 꼭 일주일이 되는 날인데 핵심 개발자가 회사를 그만두겠다니 청천벽력같은 소리였다.

속옷 바람에 만나기로 한 곳으로 뛰어 나갔다. 이유인 즉 쉬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핵심 개발자 몇몇이 졸지에 일손을 놓는다면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상용화가 좌초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해 설득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밤을 새워 그들의 마음을 돌려보려 토론하고 대화했지만 그들은 요지부동이었다. 훗날에야 필자는 깨달았다. 밤새도록 마주한 상대는 몇몇 개발자가 아니라 한국의 온라인 게임업계의 이기적이고도 척박한 개발풍토와 왜곡된 직업윤리였다.  


개발자 중 한 명은 다음날로 무단 결근과 함께 보란 듯이 해외여행을 떠나 버렸다. 그가 담당했던 부분에 대해 메모 한 장 남긴 것 없는 상태에서 그 공백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서버가 다운되는 등 파행적인 운영이 불가피 했다. 요금을 결제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스포츠 신문 두 곳에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사과광고를 게재했지만 고객의 환불요청은 거세어져만 갔고 100억 원대 투자비의 상환은 요원해져만 갔다. 출근조차 하지 않는 개발자들에게 다시 한번 간곡한 부탁을 해보았지만 자신들의 요구만을 일관적으로 주장할 뿐 이를 회사가 수용하지 않자 침몰하는 그라비티호를 방관한 채 사표를 던졌고 회사가 무상으로 지급한 주식 61만주를 시장에 팔아버렸다.

절망의 순간에서 기적이 일어난 것은 남아있던 개발자들의 분노에서 촉발 되었다. 두세 명 핵심 개발자들의 비윤리적이고도 책임감 없는 행태에 2년이 넘도록 준비해온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상용화에 실패하고 회사가 붕괴된다는 것은 남아있던 개발자들의 자존심에도 용납되지 않았던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새 개발자를 구하러 다니는 동안 남아있던 개발자들은 인수인계도 없이 방치된 부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한편 유저들의 불만 처리에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결국 몇몇 개발자들이 회사를 팽개친 지 한 달여가 될 즈음에 좌초될 위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상용화는 서서히 본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100억 원대 투자금의 상환에 대해서도 안도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작품이 그렇듯이 ‘라그나로크 온라인’ 또한 어느 한 사람의 공도 과도 아닌 모두의 협업에 의해서 좌초 일보 직전에 다시 부활한 것이다. 부디 내가 겪은 유쾌하지 못한 경험이 외국의 거대자본으로부터 도전 받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업계 개발자들의 윤리적 직업의식 고양의 계기가 될 것이라 믿고 싶다.

kimjr@gravity.co.kr

○ 신문게재일자 : 2004/12/01
○ 입력시각 : 2004/11/30 15: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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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사건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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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가 제작한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라그나로크. 이 게임은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대표적인 한국산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02년 8월 국내 상용서비스를 시작으로 일본, 중국, 태국, 대만, 미국 등지로 진출했으며 '03년말 온라인 게임 최초로 유럽 5개국 진출에 성공해 일대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1일 그라비티 회장의 칼럼이 전자신문에 실리면서 게임 마니아들의 시선이 다시 한 번 집중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달 15일부터 전자신문의 인물란에 '결단의 순간들'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성공담을 기재해왔다. 문제가 된 글은 이 주제의 6번째 기고문인 '침몰 직전의 그라비티호'.

  김정률 그라비티 회장은 이 글에서 '게임 제작에 참여했던 개발자가 '02년 8월 7일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해 당황했다'는 내용을 기술했다.

  그는 "개발자가 쉬고 싶다는 이유로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밤을 새워 그만 두지 말 것을 설득했으나 방법이 없었다", "개발자 중 한 명은 다음날 무단 결근과 함께 해외여행을 갔다. 그들이 나간 후 '라그나로크 온라인' 서버가 다운돼 요금을 결제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라며 개발자가 퇴사하게 된 배경과 이후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설명했다.

  또한, "두세 명 핵심 개발자들의 비윤리적이고도 책임감 없는 행태에 2년이 넘도록 준비해온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상용화에 실패하고 회사가 붕괴된다는 것은 남아있던 개발자들의 자존심에도 용납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퇴사한 직원들을 비난했다.

  이어서 김 회장은 "부디 내가 겪은 유쾌하지 못한 경험이 외국의 거대자본으로부터 도전 받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업계 개발자들의 윤리적 직업의식을 고양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고 싶다"고 말해 회사를 떠난 개발자들이 '비윤리적'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꼬집었다.

  이 글을 접한 게임 마니아들은 '어이 없다'며 위 내용이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날 이 기사에 기술된 당시의 게임 개발자 김학규 씨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긴 반박글 때문이다. 그는 당시 그라비티의 사장직을 역임하고 있었으며 라그나로크를 개발한 일등공신으로 알려져 있다.  

  김학규 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회사를 퇴사한 이후에도 몇차례 수모가 있었으나 새 프로젝트를 시작해 잊고 있었는데 (회장님이) 직접 이런 기사를 작성하셔서 어쩔 수 없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썼다"며 아쉬움을 표현하는 한편, 김 회장이 기술한 내용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김 회장이 밤을 새워 그만 두지 말 것을 설득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회장님을 뵙자마자 이튿날 동이 틀 때까지 상스러운 욕을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여행을 갔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해외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3개국에 지원을 나간 것이었다"며 해외에서도 밤샘작업에 고생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김 회장의 칼럼 내용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항목들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1. 상용화를 마치고 첫달 매출 목표 20억원이 일주일만에 초과하는 것을 확인한 뒤 퇴사 의사를 밝힌 것임


2. 회장님을 뵙자마자 해 뜰때까지 개XX 배신자XX 등등 욕을 계속 들어야 했음. 본인과 김세용은 계속 아무말 못하고 듣고만 있었음


3. 다음날이 아니라 며칠 후였음. 해외여행이 아니라 해외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3개국 -대만, 태국, 일본의 지원을 나간 것이었음. 대만에서는 새벽3시까지 호텔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계속 한국과 연락하면서 버그잡고 일본에 가서는 개인신상정보 노출 문제 때문에 공개사과를 해야 했고 태국에 가서는 태국어 안나오는 문제 잡고 있는 강행군을 하고 있었음


4. 그리고 그 해외 출장은 본인만 이명진씨와 함께 다녀온 것이었고 김세용은 계속 출근하고 있었음. 그 해외 출장도 몇주 전부터 해외측의 요청이 와서 한번에 다녀올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한 것이고 회장님도 갔다 오라고 해서 갔었던 것임


5. 고객의 환불요청은 상용화 이전 결재 대행업체의 시스템 오류로 상용화가 지연된 것과 관련된 것임


6. 해외 출장 이후에 그냥 회사에 계속 남겠다고 하였으나 너같은 XX는 필요없다고 회장님이 직접 말씀하셨음


7. 간곡한 부탁을 받은 적도, 그 이후로 전화 한통 받은 적도 없었음. 011 에 확인해보시면 알 수 있음


8. 주식을 무상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 주식회사 그라비티를 만들면서 원래 악튜러스를 만들던 본인의 개인회사 그라비티소프트의 자산을 현물출자하여 획득한 것임. 이것은 이미 주식처분금지가처분 소송에서 법원이 본인의 소유가 맞다고 결정한 바 있음


9. 사표를 던지자마자 주식을 시장에 팔아버린 것이 아니고 퇴사후 1 년쯤 지난 2003년 여름에 신회사 설립에 출자를 위해 매각한 것임


10. 신뢰할 수 있는 새 개발자 = 정휘영 대표이사를 말씀하신 듯


11. 둘다 인수인계도 없이 방치한 것이 아니고 한명은 인수인계를 완수했으며, 한명은 이미 그 전에 실제 개발과 관계없는 쪽으로 업무를 정리한 상태였음


12. 회사를 팽개친지 한달 쯤에 서서히 본궤도에 진입했다고 하시면서 그 후 5개월쯤 후에 작성된 고소장에는 상용화가 대실패하여 100억여원대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셨었음


13. 고소장과 이글에는 본인이 퇴사한 이후에 서버 다운이 속출한 것처럼 이전의 서버 다운 기록을 빼놓고 있지만, 서버다운이나 기타 문제점은 클로즈베타와 오픈베타때부터 지속적으로 있어오던 것임.



  김 회장이 쓴 기사와 김학규 씨가 홈페이지에 올린 상기 내용이 함께 인터넷에 퍼지자 김 회장을 향한 네티즌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나옵니다. 사실을 조금이라도 아는 라그나로크 유저라면 코웃음칠겁니다”, “실무 개발자들만 불쌍하게 당한 꼴이군요”, “거짓말도 정도껏 하십시오” 등의 리플로 김 회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현재 게임업계를 비판하는 네티즌들도 다수 있었다. ‘흑영랑’이라는 ID의 네티즌은 “현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뼈대를 만든 개발자를 이런 식으로 몰아낼 수 있느냐”며 “상업주의에 물드는 현 게임산업을 볼때마다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게임 개발자라는 다른 네티즌  또한 “개발자는 게임사의 노예일 뿐”이라며 “이런 문제가 터질수록 게임 개발자들의 사기만 저하된다”고 한숨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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