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LL 그것을 알려주마. (수정되었음)

쓰레기단장올시다.

보통 [인형] 이라고 하면... 무슨 생각부터 나는 지 모르겠습니다.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봉제 곰돌이일수도 있고, 보통 [바비] 라고 부르는
마루인형일수도 있고...

여기서 다룰 내용은 인형, 특히 보통 Doll이라고 부르는 인형들입니다.

인형은 매우 매니악하고 하드코어적인 취미로서 외국에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보급된 취미(Hobby)중 하나입니다. 꽤 돈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입니다만 그 묘한 매력이 사람을 잡아 끌지요.

구성은 기본적으로 소체라고 불리는 바디와 헤드 유닛으로 크게 구분
지어집니다.


사진 1. 기본적인 돌의 구성. 사진은 보크스사의 돌피 플러스.

페이스는 소프트 타입과 하드 타입이 있는데 소프트는 연성
폴리우레탄 수지를 사용하고 여기에 비스코스 레이온 소재의 머리칼을
바늘로 식모하고 아크릴 염료로 페인팅하여 얼굴을 만들고요, 하드 타입은
레진이나 ABS수지의 딱딱한 소재에 에나멜이나 구형안구를 이용해 눈을
표현하고 머리는 가발 형태로 씌우는 형태로 얼굴을 표현합니다. 바디는
기본적으로 남자/여자 바디가 있고 소재와 구성 방식에 따라 구체관절
바디와 철심골조 소프트바디로 나뉘어집니다. 얼굴이나 바디는 다양한
프로포션을 가지고 있어서 인형사가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림 2. 구체관절바디와 소프트바디의 비교. 요로콤 생겼슴다. 소프트바디는 심(seam)이
없는것이 눈에 띄지요.(심은 경첩형태의 관절부분을 말함)

일단, 종류부터 대충 살펴보자면, 일단 미국 마텔(Mattel)사의 바비(barbie)
가 원조입니다. 이 바비는 기본적으로 철심 골조 위에 연질 폴리우레탄
수지로 성형한 것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관절의 심(Seam)이 없어 보기
미려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기형적인 관절의 움직임이
있는데다가 굽혀지는 관절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비틀어지는 관절은
거의 가동범위가 없다고 봐야 됩니다. 따라서 저가형 돌에만 사용하고
있지요. 마담 알렉산드라도 비슷한 방식인걸로 압니다. (뒤지게 비쌈)


그림 3.마텔사의 원조인형 바비. 모든 바비는 얼굴형이 동일합니다.  

그리고 이런 철제골조 소프트바디로서 일본 타카라의 제니 시리즈가 있습
니다. 까놓고 말해서 타카라가 마텔을 베낀겁니다만, 일본은 원래 디포르메가
강한 얼굴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서, 바비의 선이 굵은 페이스에 식상한
사람들을 끄는 데 성공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타카라의 제니나 시온 등의
페이스는 이상한 매력이 있어서 하나쯤은 콜렉션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타카라 옷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뛰어납니다. 가격대 성능비로는
바비 이상일지도.


그림 4.타카라의 라인업. 사실 고만고만하게 비슷하게 생겼지만 ㅡ.ㅡ; 그래도
자세히 보시면 얼굴이 조금씩 틀립니다. (그래도 타카라 특유의 눈동자는 싫다!)

여기까지는 애들의 장난감으로 치부할 수 있는 라이트 급의 돌이었습니다.
이제 좀 매니악한 녀석들을 들자면...

고급 돌은 철골조 소프트바디를 사용하지 않고 메이커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ABS수지제 구체관절(볼 조인트)바디를 사용합니다. 실제
인간과 거의 비슷한 가동 범위를 가지고 있고 내구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손과 발은 교환 가능한 폴리캡 관절로 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구요.
헤드 유닛은 아직까지는 대세가 소프트입니다. 하드타입은 가격이 비싸서
(왜 비싼지는 좀있으면 알게 됩니다.)고급 돌에만 사용하구요.

메이커로서 대표적인 곳이 보크스(Volks)와 아존(Azone)가 있습니다만.
역시 원조로 쳐 주는 메이커는 보크스입니다. 엄청난 디테일에 걸맞는
엽기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슈퍼 돌피의 메이커입니다. 이 회사의 제품을
살펴보자면, 일단 리딩엣지의 슈퍼돌피, 그 뒤로 SD돌피, 돌피, 네오가이,
그리고 리미티드 에디션인 로스트엔젤 시리즈와 레진캐스트의 에이브랜드
등이 있습니다.

슈퍼돌피는 무려 54cm에 달하는 대형 구체관절 돌로서 가격도 엽기적
입니다. 보통 풀셋을 하나 맞추는 데 100-120만원 정도 들구요. 프로포션은
8세 여아와 13세 여아 두 종류가 있습니다. 보통 바디는 50-60만원정도,
헤드유닛 베이스가 20만원, 안구가 10만원, 가발이 약 5만원 정도... 옷은
뭘 입혀주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구요, 보크스에서는 시즌에 따라 본사의
인형사들이 직접 커스터마이징한 한정판들을 생산합니다. 가격은 거의
비슷들 합니다. 이거보다 약간 작은 녀석이 미니슈퍼돌피인데, 퀄리티는 슈퍼와
거의 동일하지만 사이즈만 40cm입니다. 이녀석도 풀셋으로 가려면 60-80
정도는 드니까... 아무나 가질수 있는건 아니죠. 매니아가 되면 슈퍼돌피만
4-5명을 델구 있는 부르주아 아줌마들도 있습니다.


그림 5. 슈퍼돌피 기본셋중 하나인 미미. 이 기본세트만 54800엔이다! 옵션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끝도없는게 이 SD시리즈의 폐해다. 미미는 8세 프로포션이고 키는
약 54cm.

여기까지는 천상계의 얘기고, 보통의 수집가들은 1/6이라고 보통 말하는
27cm (혹은 12인치)돌을 많이 애용합니다. 슈퍼 계열은 너무 커서 관리가
쉽지 않지만 1/6사이즈들은 레진에서도 제일 흔하고 해서 많이들 씁니다.
보크스의 시리즈는 이 27cm돌에 돌피플러스, NEW-EB, NEO-EB, 엘레강트
콜렉션, 네오가이 등이 있는데, 네오가이를 제외한 다른 시리즈들은 모두
바디와 헤드유닛, 손 발이 호환됩니다. 그리고 돌피플러스, EB시리즈는
미백이라는 유백색 바디버전이 따로 있고 EB계열은 레이(麗)라고 하는
미유(아름다은 젖가슴)버전이 따로 있습니다. 뭐 보크스 바디 설명하자면
너무 복잡하니 이 정도만 하구요. 돌피플러스는 헤드유닛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헤드유닛은 크기는 작지만 구성은 슈퍼돌피와 동일한 하드타입 헤드
이구요 안구와 가발을 사용하는 것 까지 동일합니다. 슈퍼시리즈를 저렴하게
즐기자는 의미에서 개발이 된 건데요, 슈퍼시리즈의 다양한 페이스와는
달리 얼굴이 딱 한가지밖에 없습니다. (만 이 돌플의 헤드는 예쁘기로 유명
합니다. 제가 저번에 보여드린 기모노 걸도 돌플 헤드입니다. 보통 헤드만
따로 안팔기땜에 돌플을 구입하고 바디만 파는 사람이 많더군요.) 안구는
아크릴제가 있는데 색상은 다양하게 고를 수 있습니다. (슈퍼돌피 안구는
대부분 유리안구구요, 가격도 엽기적이죠 10만원씩 하니깐. 돌플 안구는
7000원정도...) 가발도 다양하게 고를수 있는데, 이 가발은 돌플이 아니라도
민둥머리 헤드 12인치용에는 거의 맞는데 가발이 예쁜게 많아서 잘 팔리는
추세입니다.


그림 6. 돌피 플러스의 커스터마이징 과정. 외계인 머리에 안구를 심고,
머리뚜껑을 닫은후 아크릴페인트로 메이크업. 그리고 가발. 몰라보게 이뽀지죠?

여아바디중에서 가장 독특한것이 엘레강트 콜렉션인데, 이 녀석은 분명
구체관절임에도 불구하고 바디의 심이 없습니다. 바로 조형용 실리콘으로
통짜 성형을 하고 그 속에 구체관절을 심어버린건데요, 따라서 가동범위는
마루인형들보단 낫지만 역시 비틀림에는 좋지 않습니다. 대신 마루인형들
의 소재인 연성 우레탄보다 신축성이나 촉감 등이 훨씬 좋은 실리콘을
사용한데다가 바디 라인이 예뻐서 12인치 돌중에서 가장 비싼 바디임에도
불구하고(2700엔. 돌플은 헤드포함 1600엔)수영복 등의 표현에는 관절
부분이 좀 흉칙한 구체관절바디 대신 많이들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 기모노
걸도 바디는 엘레강트임)


그림 7. 엘레강트 콜렉션의 프로포션. 거유 사이즈밖에 없지만 사실 옷을 입혀
놓으면 이 거유가 폼이난다. 일반적인 사이즈의 가슴들은 많이 어색함.

마지막으로 네오가이가 있는데, 성인 갑빠남자 프로포션 딱 하나구요 헤드
유닛이 재밌습니다. 레진류의 성형 하드타입인데, 로버트 드니로(닮은헤드)
라든가 멜깁슨(닮은 헤드)등등 어디서들 많이 본 헤드들입니다. 헤드
퀄리티도 꽤 높아서 머리만 수집하는 사람도 있구요(네오가이가 좀 비쌉니다.
2300엔인가. 따라서 자랑스러운 울나라의 태호에다가 헤드를 붙이는
사람들이 좀 있더군요.)


그림 8. 네오가이의 바디. 올 하드타입 소재고 머찌다! 퀄리티도 좋은 편.


그림 9. 오른쪽 헤드를 보면 필이 오는가? 그렇다 저것이 바로 짝퉁 멜깁슨.
헤드가격은 1200엔. 본좌 노리고 있는중이다. (멜깁슨 팬임)

이 외에 로스트엔젤 시리즈가 있습니다. 이건 12인치 돌플/엘리강트 베이스이고 헤드유닛
디자인이 그 고명하신 우타타네 히로유키님.ㅡ.ㅡ; 색기가 좔좔 넘칩니다.


그림 10. 역시 색기가 넘치는 우타타네님.  

(일설에 의하면 돌플 헤드유닛 디자인을 이 인간이 했다고 하는데.) 한정판들이고
멋진 여왕님복장(이인간게 다 그렇지 뭐)까지 포함해서 약 10-15만원선의
풀셋들입니다. 하나 가지고 있을만은 합니다. 로스트엔젤은 우타타네+보크스의
합작으로 스토리+캐릭터는 우타타네고 이것을 조형촌에서 만들고 서로 같이
스토리를 진행하면서(현재 에피소드 1 완결)거기 나오는 캐릭터를 모조리 인형화
시켜서 팔아먹는다는 신개념 마케팅입니다. 일단 우타타네 디자인이라서
복장은 대부분 파격적이죠.


그림 11. 로스트엔젤 시리즈. 모두 한정판이고 돌파티라는 일본의 인형전시회
에서만 구입할수 있는 희귀품이다.

아존(AZone)은 구체관절바디(지들껀 아니고 조형촌/오비츠)베이스에 리카/제니/시온
(타카라 캐릭터)틱한 헤드유닛을 얹어놓은 경우가 많은데, 아존은 베이스모델로
유명한 게 아니라 옷이랑 소품이 유명합니다. 생활복/교복/판타지/심지어는 컴뱃
기어까지 있구요 여튼 그쪽으로는 유명한데 제가 임상실험해 본 결과로는
뒤지게 비싸긴 한데 퀄리티가 생각만큼 좋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타카라에게
점수를 더 주고 싶네요.


그림 12. 아존의 대표중 하나, 사아라 시리즈중의 마루이원 한정품 페어리버전. 이런 페이스는
정말 싫다.

조형촌은 보크스와 아존에 OEM으로 바디와 헤드유닛을 납품하는 업체인데 소품류는
자기네들 브랜드로도 판매합니다. 수량도 적고 구하기도 힘들지만 퀄리티는
보장합니다.

오비츠는 신예 구체관절바디 전문 브랜드인데(헤드유닛도 있지만 구립니다.)
저럼한 가격(1400-1800엔대)에다가 퀄리티가 매우 높습니다. 보크스의 단점
중 하나가 관절이 헐거워서 포즈가 생각만큼 잘 안나오는데 있는데 오비츠 바디는
관절이 적당히 뻑뻑해서(POM소재 사용) 프로퍼션이 매우 좋고 가동범위도 좋습니다. 게다가
오비츠의 최고급타입인 소프트바스트 타입은 분명 구체관절이지만 몸통 부분을
소프트 소재(연질 폴리염화비닐)로 써서 가슴이 말랑말랑합니다. 그리고 손도
단순한 ABS가 아니라 EVA(뭔지모름)을 썼구요... 여튼 추천하는 바디입니다.


그림 13. 오비츠의 소프트바스트 글래머바디. 본인도 하나 소장중. 가슴을 만지면
재미있다. ㅡ.ㅡ;;;

뭐 저야 인형가지고 노는 스타일은 당연히 아니고 ㅡ.ㅡ; 커스텀으로 빌드업 해서
장식해 두는 스타일입니다만, 인터넷의 인형동호회 가면 이걸로 별짓을 다하는
아줌마들이 많네요. 확실히 모델링 중에서도 매력있는 분야입니다. 돌이라고
오따쿠적인 취미로 몰아붙이지 마시고 편견없는 시각으로 바라보시면 더 이상
바랄것이 없겠습니다. 그럼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