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30 20:59
저저번주에 일이 있어서 오사카에 갔었는데 갈 때 생각이 드는 것이…
[아 맨날 일본갈 때 지쳐가지고 헥헥댔으니 하루정도는 럭서리로 가보자 ;;;;]
라는 생각이 들어서 뭘 할까 하다가, 아리마가 온천으로 유명하다고 해서
아리마 온천여관이나 한번 가 보자는 생각이 들었음.
일본 그렇게 들락거렸는데도 온천을 한번도 못가봤음 흑…
이왕 가는김에 럭저리로 가보자 해서, 가장 비싼데를 골랐음 . 보니까 인터넷
예약하면 특정일 10~20%할인도 해줘서 마침 15%할인되는 날이 여행 일정에
있길래 한번 질렀음. 3명이 갔는데 숙박비 1인당 40500엔이었;;;;;;;;
으나, 15%할인받아서 34000엔정도 … 한화 환산하니 28만원정도… 이정도면
특급호텔 하루 묵는거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과감하게;;;;;
먼저 온천여관에 대해서 소개하자면…
온천지역을 가면 온천시설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우리나라
대중탕처럼 그냥 돈 내고 들가서 씻고 나오는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1박(여관에 따라서는 히카에리 코스라고 아침가서 안자고 저녁에 돌아가는
시스템도 있슴)을 하면서 그 동안 여관 시설로서 온천을 이용하게 되어
있는 것. 이 둘의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있지만 가능하면 그냥 숙박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추천. 왜냐면 대중탕에 사람이 없거덩 ^^;
먼저 3시쯤에 여관 도착. 몰랐는데 방이 좀 비싸니깐 전담요원이 우리가 있을
동안 계속 우리방을 돌봐줬음. 처음에는 전담요원인줄 몰랐음 .
먼저 방을 안내하는데, 이땐 전담요원 (여자)이 아니라 젊은 남자직원이 안내함 .
조금 이상한 영어로 뭐라고 그러는데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어서. 하는수없이
[일본어로 말하셔두 돼영]
그말에 남자 깜짝 놀라면서 [아 정말입니까 ? 살았습니다.] 정말로 안도함.
아마도 외국인숙박객을 핸들링한 경험이 거의 없는듯.
[영어 공부중인데 아직 잘 안되네요.]
답례멘트로 [발음 괜찮은데요. 저도 일본어 공부중이예염] 우훗.
[일본어 발음 좋으시네요 ^^;] 사실 이말 꽤 여러군데서 들었었는데…
그야 그럴수밖에. 네이티브 스피커랑 몇 년을 살았는데 -_-;
그런데 울 어머니 고향이 나라인지라 살짝 관서 억양이 있음.
방 들어가서 대충 주의사항을 들은 후 저녁을 언제 차려줄까라고 묻길래 7시라고
말하고, 그러니 전담요원 알겠다고 하면서 푹 쉬라고 함 .
당연한 얘기지만 온천 시설은 사진으로 담을 수 없기에… 내가 묵었던곳
사이트 URL을 링크하니 관심있으신 분은 참조하시라
http://www.hyoe.co.jp 효에 코요가쿠 라는 곳임. 실수로 히마와리라고 읽을뻔.
일단, 여관이라고 해도 시설은 호텔이랑 더 비슷한지라 … 조금 당황했는데
여관 내에서는 모든 숙박객들이 유카타 차림으로 돌아당겼음. 당연히 안에는
빤스 하나 걸치고 말았을터인데 본인 좀 쪽팔려서 처음 탕으로 갈때는 옷 다
입었으나 다른사람은 전부 욕의차림. 오히려 눈에 띄어서 다음부터는 당당하게
유카타로…
참고로 나의 유카타 차림은 다음과 같…
같이간 동거인(누나)가 그러는데
[야 여기있는사람중 니가 젤 일본놈 같어 …]
참고로 유카타 길이는 특대. 나한테 맞는게 있을줄이야 … 오히려 좀 컸음
보통 보니깐 끝자락이 복숭아뼈 살짝 올라가거나 종아리가 보이는 정도던데
내껀 발을 다 덮었음. 그리고 저거 생각보다 착용감이 우수 . 평소에 집구석에
있을때도 입고 있으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여튼 탕에 들어갔는데… 기겁을 할만한 사건이 발생 . 탈의실에서 빨개벗는 와중
[실례합니더…]
와 함께 40대 정도로 보이는 오바상 종업원이 문을 확 (정말로!) 열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순간 몸에 얼어붙었…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 별로 신경도 안
쓰는 눈치. 아니아니 어째서?? 뭐 물론 아주머니가 뭔가를 힐끗힐끗 쳐다보는
눈치는 없었지만… 그래도 좀 그렇지 않나 ?? 아주머니 들어오시더니 열심히 청소
하시던데, 내가 옷을 벗어둔 바구니에서 수건 꺼내려다 살짝 부딪치니
[아라 고멘네]
아주머니긴 했지만 말투가 귀여웠슴. -_-; 물론 난 홀딱 벗고 있었지만 .
아 그리고 일본사람들은 대중탕 들어가더라도 거시기 가리고있는 사람들이 꽤 있음
수건으로 가리든 손으로 가리든… 젊은사람들일수록 더 심하고 , 나이든사람들은 뭐
별 신경안쓰는듯. 몸 짱 좋은 젊은애가 수줍게 거시기를 가리고 탕으로 들어오는
거 보니깐 조금 안스럽더라.
그리고 수질. 지들말로 빨간탕, 내가보기엔 흙탕물 탕이 정말 작살로 좋았음
몸이 미꺼덩 미꺼덩 거리는 것이… 우우우 … 때도 잘밀리고(물론 때미는사람은
나밖에 없었음. 역시 이태리 타올은 짱이야 . (울나라서 준비해갔었음) 옆에서
때미는거 보던 할아버지 무지 신기해함. 난 코리안 트래디셔널 목욕법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해줬지) 원탕온도는 약 97도라고 하고 이걸 좀 식혀서 40~43도 정도
맞추는데 온도가 조금 더 뜨거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으나 수질이 워낙 좋아
만족. 참고로 여행중 류머티즈가 재발했는데 빨간탕에서 한 5시간 조지니깐
통증이 싹 가심. 탕 옆에 보면 수질분석표가 있는데 화학시간에 배운 주기율표에
있던애들 다 있음 리튬 나트륨 칼슘 어쩌구저쩌구 전문분야는 나도 모르므로
생략. 여튼 살짝 물맛 보니 좀 짜더라 … (염분농도가 해수의 2배라함. 이런 물이
땅에서 나오다니 아리마 사는사람들 좋게따 흑. 그냥 구뎅이 파면 그물 나온다
던데_ 그리고 빨간탕을 증류한 하얀탕 있는데 이거야 뭐 평범한 물이지만
그래도 신기한건 물 위로 둥둥 떠다니는게 하나도 없다는거. 대중탕인데 ….
쓰는사람도, 관리하는사람도 무지 깨끗하게 쓰는듯 .
그리고 또하나의 간지. 방에 딸린 히노키탕인데
내 방이 1501호실 전망대방이고 이건 방 베란다에 설치되어 있음 … 와 경치 작살임.
물온도는 조절이 가능하고 베란다 욕조는 전부 노송(히노키 )로 만들어짐. 여기 들가
경치 보니까 세상에 근심이 없어짐. 누나랑 난 눈물흘리면서
[역시 돈이 짱이쥐 말입니다 TT]
[다음에 다시 꼭 와야게따]
그리고 저녁먹을때가 됨. 지대로 된 가석요리를 먹어볼수 있다는것에 기대기대.
이게 제일 처음나온 것. 해산물 샤브인데 물론 사람수대로 따로따로 나온 것.
가이세키를 먹어본분은 아시겠지만 젓가락이 양쪽 다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음. 우리나라처럼 한접시에서 마구 섞어먹는 시스템이 아니라 다 따로 먹게
되어있기 때문에 그런것인데, 같이 나오는 요리는 옆에서 시중 들어주시는 분이
개별접시로 다 따로 덜어주었기 때문에 반대쪽끝은 쓸 일이 없었다…
그리고 좋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한 것이… 전담하신 분이 식사 중 (한시간 반정도)
계속 옆에서 시중(차따라주고 음식덜어주고 요리나르고 상치우고 )을 들어주더라는거
당연한 얘기지만 옆에서 얘기라도 하면 좋겠지만… 뻘쭘한데다가 일본어 거의
못하는 누나 옆에두고 그분과 얘기하기도 좀 거시기해서…
참고로 이 분이심.
약식 화복 입고 계속 무릎꿇고 앉아있음 -_-;;; 아 부담되데 …. 이름표 보니까 [高尾]
라고 써있었음. 무지 친절하고 싹싹한 아가씨였음. 누님은 아가씨한테도 감동 ;;;
얼굴이 잘 안나온건 양해하시라. 도촬로 찍느라 힘들었다구.
다음 요리는 이것.
바닷가재 회와 참치 오도로(대뱃살) 그리고 돔회. 다 맛도 작살 비주얼 작살…
이것은 전복회랑 전복내장, 기타 알수없는 해산물. 맛은 잘 모르겠으나 무지 럭저리의 기가 느껴짐.
반찬으로 나온것들인데 뭔지는 잘 모름. 맛있었음 .
이건 구워먹으라고 준 것들임. 소는 뭐시기 와규[和牛]라는데 여튼 무지 좋아보임. 맛은 뭐
한우 꽃등심이랑 별 차이 안나는듯… 고기 잘 안먹는 나도 잘 먹었음.
구이 판은 다음과 같음.
여기다가 조금전의 고기재료들을 구워먹는다. 밑에는 초 같은걸로 불을 피우는데 화력이 꽤
괜찮았음.
여튼 배 터지게 먹고,. 사진을 까먹었지만 후식도 후르츠젤리랑 수박 어쩌구 나와서 맛있게
먹었음. 이거까지 먹고 나서 느낀건
[여기 비쌀만하다…]
이정도 퀄리티 요리를 그냥 돈내고 먹을라고 해도 최소 두당 만엔 이상줘야하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고퀄리티 요리였음. 아 그리고 메인디시인 가재 참치 돔회는 10가지 정도
있는것중에서 고른것이었음. 음식이름을 알았다면야 어떻게든 했겠지만 내가 음식 이름을
그것도 메뉴판에 흘림체로 쓰여진 후리가나 없는 한자를 보고 알리가 읍잔나. 그냥 님하가
추천하는걸루 세개 주쇼 라고 해서 먹은게지. -_-;
그리고 또하나의 감동… 조금전에 음식 써빙해주던 누님이 11시쯤에 들어와서는 이불을
손수 깔아주심 헉. 인건비 비싼 일본에서 이정도까지 해준다면 과연 방값 비싼것도 이해가 감.
그리고 나가면서
[내일아침 8시반에 이불개러 올께요 ^^; 아침은 9시에 준비하겠심더 ~]
와 감동.
당연히 그때 일어날리는 읎고, (대중탕은 밤 1시에 문을 닫기땜시 밤새도록 못함)
아침 6시에 벌떡 일나서 한번더 몸담그고 다시 올라오니 정말 8시반에 어제의 그
누님이 이불개러 와주심.
제복모습도 꽤 신선함 ^^;
사실 아침은 별루 기대를 안했는데… 생각보다 엄청난게 나와서 놀랐음 .
이게 다가 아닌지라;;;;
역시 감동적인건 저 가재머리 들어간 미소시루. 맛 죽임 … 계란구이도 괜찮았고
달콤한 계란구이는 싫어하는 편인데 그렇게 달지도 않고 좋았음.
가장 맘에 들었던건 찬 계란구이가 아니라는 거. 그리고 사진에 있는 후르츠 젤리는
저녁에 후식으로 나왔던거랑 비슷(저녁쪽이 조금더 든게 많았음 )
그리고 또 나온 개인 스키야키. 아침건 채소류뿐이었는데 누나는 툴툴댔으나 난
맛있게 먹었슴둥.
11시에 체크아웃 하는데, 서빙 누님은 주차장까지 나와서 꾸벅꾸벅 인사했었고
지배인까지 나와서 짐(75cm급 가방 두개를 비롯하여 장난아니게 짐이 많았는데…)
들을 차까지 실어줌.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어디서나 동일한 욘사마 얘기가
나와서 나도 답례로 초난강 얘기좀 해줬음. 최근 한국관광객들도 조금씩 오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한국어를 배우는 전담 직원이 있었음. 어휘능력은 그저
그랬지만 발음이 너무 정확하고 좋아서 놀람. 알고보니 올해부터 한국어 배우기
시작했다고 하더군. 발음 좋다고 칭찬하니깐 [아저씨 일본어 발음도 무지 좋아여 ^^;]
라고 답례받음. 차 출발하니까 지배인아저씨부터 대충 6명 정도가 꾸벅 인사.
참 뭐랄까… 묘한 느낌이었음.
총평을 하자면. 질러볼만한곳이다 라는 생각이 듬 . 도쿄 근처는 뭐랄까 눈과 몸을 보양할
만한데가 별루 없는데 관서는 이래저래 볼것도 많고 여유도 있고 해서 좋은거 같음 .
교토 별루라고 하는데 난 두번 갔는데도 다 못봤음. 사진여행을 다니기에는 교토가
무지 좋은거 같음. 단 그 수많은 중 고휘리들을 헤쳐나가야 하는게 문제. 보니까 아예
교토 택시랑 학교가 계약하고 택시에 4명 태운 후 택시기사 아저씨가 쿄를 돌면서
가이드를 겸하는 식으로 다니는 거 같음. (제주도 같은데서 하는거랑 비슷) 그리고
세이메이 신사 가니 온갖 음양사 아이템으로 도배됨. 조낸 유명인치고는 신사는 조금
초라했는데, 사람은 무지 많더라. 가보니 49제를 지내는 사람이 있어서 몰래 한컷
찰칵했음. (49제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신주가 말하는거 들어보니 망자를 인도하는
축문인거 같아서…) 카모노신사도 가봤는데 거긴 꽤 으리으리함 . 역시 음양도 종가집.
이 얘긴 여기까지만 하고, 나머진 사진이 스캔되는대로 다시 정리해서 올리겠음.
2007.05.01 01:40
2007.05.01 05:44
2007.05.01 21:54
2007.05.02 09:55
2007.05.02 19:28
2007.05.02 23:00
2007.05.0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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