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아홉번째

2007.11.03 19:45

단장 조회 수:2610 추천:77

최근 자전거 얘기만 너무 한 것 같습니다.



1. 드디어 비자 등록했어요~

일반적으로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법적으로 신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칩니다.

1)재류자격신청(8월 21일)
:비자를 받기 위한 첫 과정이자 첫 관문(아마도 가장 좁은)입니다. 일본 취업이 쉽게 보일수도 있으나
사실 일본의 취업비자는 기술직에만 허용되는 것으로 일반 사무직은 애초에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일반 사무직이나 기타 영업직 등의 경우는 주재원의 신분으로만 재류가 가능합니다.
원칙적으로는 그렇기 땜시, 대부분의 경우는 다른 업종이나 업무라고 해도 전부 기술직으로 신청하게 됩니다.
또 웃긴 게, 기술직으로 신청하면 대부분 억셉이 된다는거 -_-;;; 그런점에서는 자격신청의 문은 그다지 안
높은지도 모르겠네요. 여튼 기술직 중에서도 IT쪽 특히 프로그래머로 거의 다 신청을 합니다. 저야 정말로
프로그래머로 취업하는 것이니 양심에 걸릴건 없습죠... -_-; 뭐 업무 좀 속이는거쯤이야;;;
일본정부 고마워하라구. 내가 니들을 위해 취업해 주시는거야.

2)재류허가 통보(9월 26일)
재류자격이 일본 법무성의 엄중한(?)심사를 통과하면 허가 통보가 우편으로 옵니다. 보통 신청한 후 1개월
이고 1개월이 넘어가는 경우는 성공 확률이 점점 줄어든다고 하더군요. 주로 보는 건 회사의 자산규모나 매출
회사 중역들의 인력구성(저희 회사 사장님은 방위대출신의 군인이라 가산점) 그리고 신청인의 학력과
경력, 범죄사실입니다. 일단 제가 있는 회사는 워낙 작은데라서 회사쪽 포인트는 마이너스인데 유일하게 플러스 되는
부분이 사장님이 방위대출신이라는 거네요. (생각보다 큰 부분이라는군요) 저의 경우에는 결격사항은 없고
전부 플러스입니다. 대학원 출신에 경력 10년이니까요. 덧붙여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정보처리 기사자격이
일본에서는 크게 플러스라고 합니다. (잘 모르겠으나 일본 정보처리기사 비스므리한 자격증은 무지 따기
힘든가 봅니다) 저의 경우에는 8월 21일 신청 들어가 9월 26일 허가가 난 일반적인 케이스입니다.

3)취업비자 취득신청(10월 10일)
재류허가가 났다고 그게 바로 비자가 되는 건 아니고, 취업비자를 취득해야 합니다. 이미 앞의 경우에서 필터링
은 어느 정도 되었기 땜에 큰 문제는 없고 거의 다 취득이 됩니다. 이건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우리나라에
거주할 경우는 일본 영사관에 신청하면 오전에 신청해 오후에 받을 수 있구요, 이미 일본에 와 있다면 입국
관리국으로 가서 상륙허가를 기술취업으로 바꾸면 되는데 이건 2주 정도 걸립니다. 보통은 -_-; 일번에 불법
취업(?)중이니 상륙허가를 변경하는 쪽이 많지요. 좀 급하면 잠시 귀국해서 우리나라서 신청하기도 하구요.
저는 별 무리가 없어서 그냥 일본 입국관리국으로 가서 신청했습니다. 사람 무지많습니다..... 신청하니 공무원
아주머니가 시간이 좀 걸린다, 그동안에는 일본밖으로 못나가는데 괜찮나 라고 물어보길래 네 했죠. 허가가
나면 엽서가 주소지로 배달되니 그걸 가지고 다시 오면 된답니다.

4)재류자격변경(11월 1일)
2주 지나니 엽서가 왔습니다. 그걸 들고 입국관리국(시나가와)로 쫄래쫄래 갔습니다. 역시 사람 많습니다.
여기서 일본 재류선배들이 충고하는 거 하나, 그냥 자격변경만 하면 안 된다. 그럼 우리나라 돌아간후에
다시 일본으로 입국이 안댄다 -_-;;;; 라네요. 반드시 재입국허가를 받아야 한답니다. 왜 그런 시스템을 만들
었는지 모르겠으나 수수료 6000엔을 벌기위한 수작이 아닐런지... 자격변경에 4000엔, 재입국허가(이것도
단수와 복수가 있습니다. 단수 3000엔 복수 6000엔) 6000엔 합이 만엔 되겠습니다. 속쓰리다 -_-;;;

5)외국인등록신청(11월 1일)
재류자격이 기술직으로 변경되면 이제 외국인등록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단기재류도 등록이 가능하긴
합니다만 보통은 안하죠. 기술직이 되면 외국인등록 시 등록유효기간이 생깁니다. 이게 있어야 법적으로
완전하게 개인의 자격이 생기죠. (단기재류 등록증으로는 은행구좌개설이나 공단주택신청 같은게 안됩니다)
자기가 거주하는 주소지 관할 시청 혹은 구청(일본어로 야쿠쇼)에 신청하면 됩니다. 신청하면 외국인
등록번호가 나오고 등록증은 11월 15일 나온다고 친절히 알려줍니다.

6)등록증 수령(11월 15일예정)
아직 안해봤습니다만... 그냥 받으러가는거니 큰 문제는 없겠죠. 이거랑 면허증만 일본면허로 갱신하면
끝입니다 헥헥.



2. 미팅.

아시는 분은 아시겠으나 일본 들어오기 직전 여자친구가 생겼다가 한달만에 깨졌습니다. 그걸 어엿비 녀기신
사장님이.

[나 아는 애들 소개시켜 줄까?]

여자친구 자체에도 흥미가 있지만 뭐랄까 개인적으로 일본의 여자들이랑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진
않은지라 일단 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삿포로 열혈남 사장님 바로 전화기 들고

[어이 쿠도, 나 이가리인데 미팅하지 않을래. 괜찮은 애들 있으면 데리구 나와. 이쪽은 44세 랑 33세]

쿠도 라고 하면 뭐 잘 모르시겠으나 허드슨 사장이름임다 (쿠도 히로시) 설마 사장한테 전화한건가 이사람...
알고보니 그건 아니고, 성만 같은 쿠도라는 여자분. 역시 허드슨출신이긴 합니다. 이후 미쯔비시 정기를 거쳐
지금은 한게임에 근무중. 여튼 이분과 사장님의 주선으로 -_-;;; 즉석으로 미팅이 성립되었습죠.
제가 짧은일본어라 금요일날 하자고 그런 거만 들었다가 그냥 까먹어 버렸습니다.... 바쁜데....

갑자기 어제 사장님 요코하마 오셔서 [약속 기억하지?]


그래서 봤습니다. 칸다 근처의 술집에서. 전 8시 약속이라길래 신깐센까지 탔습니다. -_-;;;;;
여튼 본 첫 인상은 아줌마 3자매. 대놓고 한빠. 한국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쿠도씨는 놀랍게도
마흔둘. 세명 중 가장 미인이었는데 마흔둘로는 절대 안보이는 외모로 10년전이었다면 정말 대단했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분입니다. 성격은 40대 아줌마답게(미혼이지만)시원시원합니다. 여자들은 나이를
먹으면 어느나라 사람이나 다 비슷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죠. 나머지 두분은 서른둘 서른셋인데
이 3분은 가라오케 친구랍니다. (벼라별게 다있네) 만난 계기는 우리나라에 겨울소나타 패키기 여행때
만났다는 -_-; 네 욘사마빠임다. 한분은 치바 사시는 키타카와 유우코씨, 옆분이 소개하시길 진짜
아가씨예요~~ 미쯔이물산 재무부 근무...(좋은데다닌다) 다른 한분은 명함을 재무이사님께 뺏겨서
자세한 프로필은 기억 안나고 스도 에리코라는 이름만 기억납니다;;; 아 비서실 근무랬던가.
여튼 한류3자매 -_-; 로서 당연히 대화의 주제도 한국드라마 앤드 한국먹을거. 이분들에게 명동은 거의
오덕들의 아키바처럼 성지화된 곳입니다. 사실, 명동은 우리나라사람들에게는 좀 시들해진 곳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지만 주말에 명동을 나가보면 그래도 서울시내 가장 큰 상권이라는 느낌이 팍 옵니다.
그리고 보통 한류아줌마들의 3대천왕드라마는 겨울연가 천국의계단 대장금 이건 전공필수구 여기 위에
자기 취향이 들어가는데 일단은 다는 본다고 합니다. 일본드라마는 시시해요~ 한국드라마 남주인공들
강하고 상냥해서 멋져요. 그래서 짧은 일본어로 욘사마의 대인기피증 얘기 해줬더니 놀람... ^^;
나이가 있는분들이라 드라마가 만드는 이미지라는 걸 이해는 하지만요.

... 권상우를 [공상] 이라고 하길래 공유인가 해서 알아듣기 좀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노닥거리다 갑자기 쿠도씨 전화기 들고

[어딨는거예요 빨리 안와요?]

라고 전화 끊어버리길래 누구냐고 했더니 [이가리 파파] 풋. 덕분에 원래 10시쯤 퇴근할 예정이었던 사장님까지
칸다로 왔습니다. 동행해주신 재무이사님은 [젊은애들이랑 놀려니 체력 딸린다] 이러면서 사장님의 출현을
반가와하십니다;;; 사장님 왈 [하루에 게이힌도호쿠센 3번타는 날이 있을줄이야] 라면서도 즐거워하십니다.
... 남자는 나이 먹으면 점점 애가 되는거 사실인거 같습니다. 그렇게 즐거운 한때를 보냈답니다;;;;

일단 제 핸폰번호랑 이메일주소는 적어줬는데 연락올지는 모르겠네요. 일단은 얌전한 성격의 키타가와상을
노려볼까 생각중입니다만... 잘 되면 마법사 박모님도 연결해볼 예정임다. 뭐니뭐니해도 한빠라 한국드라마나
한국문화 얘기거리로 떡밥은 무지 많이 준비할수 있다는건 다행이네요.



3. 피엠피 질렀어요.

http://www.vaio.sony.co.jp/Products/UX2/

다들 이건 UMPC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하지말입니다. -_-; 사양은 메모리 1기가. 코어솔로
U1400 1.2Ghz. 하드 30기가에 4.5인치 액정으로 1024x600입니다. 정말 쓸만합니다. 다른 경쟁기종들이
인텔 A100이나 AMD Geode, 듣보잡 비아를 쓰는것에 비하면 CPU부터 먹어주기 때문이죠... 체감속은
지오드의 두배 이상인거 같아요. 마침 떨이 세일하길래 13만엔 정도에 싸게 산것도 좋았구요...
문제는 소니인데... 아 빌려먹을 소니;;;; 일본은 소니의 인지도가 ... 인지도측면이야 항상 이슈거리를
제공하는 소니니 높긴 하지만 인식이 안좋아서, 소니 물건은 내수에선 매우 싼 편입니다. 이 정도 스펙
이면 18만엔은 받을만 한데말이죠.

밖에서 들고다닐 기계는 다 필요 없고 웹 부라우저만 되면 됩니다. 그런점에서 일반 피엠피는 즐.


ps.제 자전거로 측정한 최고속 35.6km/h GPS측정치라 오차는 없을거라 봅니다. 빠른건가... 이 이상은
죽어도 안나오네요. 기어비를 바꿔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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