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밤중에 잠안와서 쓰는 자동차컬럼 투.

2007.08.03 10:54

단장 조회 수:2556 추천:292

... 또 뭔짓이랴;;;;



자동차를 크게 구분짓는 요소 중 하나가 엔진의 배치와 구동축 배치구조에 따르는 구분이다.
보통 FF, FR, MR, RR, FAWD, MAWD, RAWD등등으로 나뉘는데
자동차를 좀 안다는 사람들도 [무조건 FR이 최고야!]라고 말하는 사람을 많이 봐 왔다.
이제부터 그런 헛소리를 다 까발려 주겠다.



1.차는 FR이 최고다???
뭐 장점은 있겠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먼저 이를 설명하기 이전에 트랜스
미션부터 설명할 필요가 있다. 보통 기어박스라고도 부르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FF트랜스미션과
FR트랜스미션은 생김새가 다르다. 자세한 설명은 할 필요 없을 것 같고, 일단 생김새부터가 FF
트랜스미션은 주로 가로배치 엔진과 맞물려서 바퀴 회전축과 평행하게 회전운동을 출력하고
FR트랜스미션은 프로펠러 샤프트로 동력을 뒷바퀴로 전달해야 하기에 바퀴 회전축과 직교하는
방향으로 회전력이 나오게 된다. 이 단순하고 명쾌한 진리 하나로 FF와 FR은 완전히 다른
성질을 가지게 된다.

모터쇼에서 여자만 주구장창 찍어대지 않고 조그만 기업부스에서 부품 전시하는 것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FF미션과 FR미션을 직접 본 적이 있을 것이다. FF미션은 옆으로 펑퍼짐
하게 생겼고 FR미션은 좁고 길게 생겼다. 생김새가 달라지는 이유 또한 단순명쾌한데, 당연히
FF는 횡방향으로 출력이 나오는 미션이니만큼 내부 기어들을 횡방향으로 배치하기 때문에 가로로
긴 것이고, FR은 종뱡향 후측으로 출력이 나오기 때문에 세로로 긴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차량
설계에 있어서는 커다란 차이를 불러오게 된다.

FF의 경우 미션에서 나오는 회전운동축은 바로 등속조인트라고 부르는 부품(정확하게 말하면
CVD:Constant Velocity DriveShaft 라고 한다. MIP사의 등록상표인데 지금은 풀렸으라나 모르겠다.)
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앞바퀴로 전달된다. 미션에서 나오는 회전속도와 바퀴의 회전속도는
동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CVD가 회전축이 다른 두 지점을 효율 좋게 연결해 줄 수
있다고해도 미션의 출력단과 바퀴의 위치는 크게 상이하지 않다. 쉽게 말하면 바퀴 회전축과
미션 출력축은 거의 같은 일직선상에 있을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FF방식에서는 어느 정도
미션의 위치가 고정된다. 그 위치는 앞바퀴의 사이 근처인 것이다. 이것이 FF방식에서 문제를
가져온다. 자동차에서 엔진 다음으로 무거운 부품인 미션의 위치를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머지 부품들을 적당하게 배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나머지 중에는 가장
무거운 부품인 엔진까지 포함되는데, 엔진도 미션의 위치에서 멀리 떨어질 수 없기 때문에 결국
FF방식에서 엔진은 미션의 앞 혹은 위로 배치될 수밖에 없다.

엔진이 미션 위쪽으로 가면 무게중심이 위로 가므로 차의 구동특성이 불안해지고, 엔진이 미션
앞으로 가면 결국 오버행에 엔진이 위치하게 되므로 가뜩이나 잡기 어려운 FF차량의 전후 무게
배분을 더욱 더 잡기 어렵게 된다. 이건 FF차의 숙명 같은 것으로 아무리 잘 만들어진 FF차량이
나와도 무게배분 50:50은 거의 불가능하디고 보는 것이 옳다. ... 모르지 나중에 무게 30kg짜리
엔진이 만들어진다면 -_-;;;;;;

FR방식이 유리한 점은 FF의 약점 부분이다. 세로로 긴 FR의 미션은, 어차피 뒷바퀴로 구동력을
보내는 것이 목적이므로 극단적으로 뒤로 가져갈 수 있다. 이것은 두 가지 장점을 가지는데
하나는 무거운 미션이 차량 중앙부위로 가므로 전후 무게배분을 맞추기가 한결 쉽다는 점이며
또 다른 하나는 종감속기어를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션의 회전수가 어느 정도 일정한
것을 여러 차종에 쓰더라도 뒷바퀴에 위치한 종감속기어를 쉽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미션만 개발해도 여러 차종에 사용하기가 용이하다. 또한 FR의 미션은 FF의 미션보다 무게가
가벼운 것도 장점이다. 50:50을 죽어라고 고집하는 BMW의 모든 차량이 FR베이스인 것은
이 때문이다. 또한 모든 차들이 가지고 있는 [어찌되었든 브레이킹은 앞바퀴]라는 DNA 때문에
FF에 비해서 타이어 부담이나 소모도 앞뒤바퀴가 일정하다. FF는 앞바퀴를 가속, 감속시 모두
혹사시키기 때문에 FR에 비해서 앞바퀴 부담이나 소모가 심할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 좋은 FR을 왜 안쓰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안전성과
관계가 있다. 조향바퀴가 구동하는 FF의 경우 바퀴에서 슬립이 일어나도 끈기 있게 그립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물론 이 때문에 언더스티어 성향을 띠지만 언더스티어는 진행
방향을 사용자가 콘트롤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예상 방향도 차량의 전진 방향이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다. 그러나 FR이 내기 쉬운 오버스티어는 그립을 잃었을 때 진행 방향은 완전히
랜덤에 가깝다. 또한 차량이 스핀하려는 특성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더욱 더 위험
해진다. 그래서 FF든 FR이든 양산차는 팩토리 세팅이 거의 언더에 가깝게 된다. 태생상 오버
스티어를 내기 쉬운 FR은 숙련되지 않은 드라이버가 조종하면 위험한 상황을 마주칠 수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고자 ESP나 LSD를 장착하지만, 미션 자체가 차동
장치를 대신하는 FF는 따로 달지 않아도 LSD가 달려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반면 따로 달아야
하는 FR은 코스트 상승의 요인이 된다. 또한 구동계의 길이가 길어지므로 FF에 비해서 구동
에너지 손실이 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비도 나빠진다.

모든 차량의 구동계는 장단점을 포함하고 있다. FF가 더 좋다고 말하긴 어려우나, 일단
FF는 FR에 비해서 나중에 개발된 방식이고 장점 또한 많이 가지고 있다. 무조건 FR이 좋다고
생각하는 건 위험한 생각이다.


2.포르셰는 왜 엔진이 뒤에 있는것일까. 혹시 좋아서?
천만의 말씀이다. 포르셰가 엔진이 뒷바퀴축의 뒤쪽에 위치하는 이유는 비틀이 그랬기 때문이다.
히틀러의 명을 받아 국민차를 만든 페르디난트 포르세는 전후 자신의 이름을 딴 스포츠카를
만들었는데, 개발비를 줄이기 위해서 자신이 스스로 만든 비틀의 설계를 많이 유용했다.
그래서 RR인 비틀의 구동계를 그대로 계승한 차가 나온 것이다. 그러면 왜 비틀은 RR이냐면
당시로서는 고가인 FF나 FR구동계를 만드는 것 보다 엔진과 기어박스, 뒷바퀴가 거의 다이렉트로
물리는 RR이 만들기 쉬웠기 때문인 것이다. 뒷바퀴 현가장치를 솔리드 액슬로 하면 복잡하고
비싼 CVD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지금에서야 RR의 방식은 포르세하면 뺄 수 없는 하나의 DNA화 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포츠
카에서 앞다투어 AWD를 도입한 것도 포르세다. 이유는 간단하다. RR은 사실 위험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무게가 극단적으로 뒤로 쏠리기 때문에 오버스티어가 나기 쉽다. 아니 브레이킹시에
앞바퀴에 하중이 덜 실리기 때문에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가볍고 출력도
약한 박스터나 캐이맨이라면 모를까(아이러니칼하게도 이 두 차량 모두 MR이다.) 무거운 타르가
이상 포르세들은 거의 다 AWD를 사용하고 있다.


3.AWD의 우수성
적극적으로 AWD를 상용차에 도입하는 회사는 최초로 AWD를 만든 스바루, 독일에서는 아우디와
포르세, 이탈리아에서는 람보르기니가 있다. 스바루 차량은 일부 경차를 제외하고 AWD가 기본이며
아우디도 독자의 콰트로 시스템을 모든 라인에 옵션으로 고를 수 있게 해 놨다. 람보르기니 또한
디아블로 GTR이후의 모든 자사의 차량에 AWD를 기본으로 설정했다. 이 외에도 렉서스의 LS600h,
닛산의 스카이라인 GT-R, 미쯔비시 랜서 에볼루션, 링컨의 MKZ, 폴크스바겐의 페이톤과 파사트 4모션,
골프 R32, 볼보의 S60R, 재규어의 S-Type AWD, BMW의 335xi를 위시한 많은 xi차량들, 메르세데스의
4matic, 벤틀리의 컨티넨탈 등이 AWD를 채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AWD를 쓰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보다 많은 트랙션과 그립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구동 바퀴가 많으면 회전시에 그만큼 타이어의 부담이 분산되며
이로 인해 타이어 그립의 한계를 넘는 일이 상대적으로 덜 발생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게 그립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단점으로 구동계의 복잡성과 코스트 상승, 연비의 악화 등을 들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립의 확보라는 장점으로 인해 AWD를 장착하는 차량은 앞으로도 더 늘 전망이다.

AWD에 있어서의 핵심 기술은 앞 뒤구동축간의 토크 배분이다. 앞바퀴에 트랙션이 집중되면 뒤로
돌리고 그 반대의 경우는 앞으로 트랙션을 돌린다. 이를 수행해 주는 것은 FR차량에서의 LSD와
동일한 역할을 하는 센터 디퍼런셜인데, 크게 나누어 다판클러치식, 할덱스클러치식, 비스커스 커플링식
토센 디프식으로 나눌 수 있다.

1.토센 디프
전에도 한번 설명한 적이 있는데 웜 기어를 마치 맷돌과 같은 전후구동배분축의 가장자리에 설치하고
전후슬립이 거의 없을때는 원활하게, 구동수차가 심하게 발생하면 웜기어가 저항으로 작용해 솔리드
액슬과 같은 방식으로 디프를 잠근다. 아우디의 콰트로가 이 토센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페이톤과
벤틀리 컨티넨탈, 최근에는 렉서스 LS600h도 이 방식을 도입했다.

2.다판 클러치식
주로 전자제어 AWD에 사용하는데 포르세나 미쯔비시 AYC, 스바루 리거시/임프레자에 주로 사용한다.
방식 자체는 클러치의 댐핑압으로 토크를 배분하는 것으로서 ECU가 직접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지능적인 AWD를 만드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유명한 GT-R의 ATTESA도 다판클러치 식이다.
단점으로는 전자제어이기 때문에 반응이 살짝 늦어진다는 것과(센서가 감지한 후 센터 디프의 클러치에
연동된 서보를 움직여야 하므로) 클러치의 슬립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명이 있다는 것이다.

3.할덱스 클러치식.
할덱스의 특허상품으로서 가로배치 엔진에 주로 사용하는데 볼보의 S60R, 아우디의 A3/TT, 골프의
R32/4motion에 사용된다. 평소에는 완전히 0:100으로 움직이다가 앞바퀴에 슬립이 걸리면 바로
그것을 감지해 뒷바퀴로 50%까지 토크를 전달한다. 구동 방식은 비스커스 커플링과 유사하나 평소엔
한쪽 축으로 100% 토크를 배분한다는 특징이 다르다. 클러치 자체는 수명이 길지만 내부 오일은
아우디 기준으로 40,000km마다 교환해 주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4.비스커스 커플링식
실리콘 오일이 내부적으로 유속이 생길수록 그에 따른 저항이 커진다는 것을 응용한 것이다. 주로
댐퍼 오일로 사용되는 실리콘오일의 이 특성을 사용해서  평소에는 자유롭게 토크를 주다가 슬립이
일어나면 디프 하우징 내의 프로펠러가 고속으로 회전하게 되고, 이 회전으로 내부에 채워진 실리콘
오일에 유속이 생기면서 맞닿은 슬릿 클러치판에 락이 걸리게 되어 토크를 배분한다. 주로 람보르기니
에서 이용하는 방식으로 기계식 전자식 다 가능하나 보통 전자 제어를 겸용하는 경우가 많다.
토센에 비해서 부드럽게 토크 분배가 이루어지는 장점이 있으나 너무 급작스럽게 슬립이 강하게
발생하면 하우징 내의 실리콘 오일이 끓어서 커플링이 파손될 우려가 있는 것이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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