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차라는건 말이지 (2)

2006.08.03 11:27

단장 조회 수:3164 추천:615

역시 밤에 할짓없어서 주절거리는 시리즈 투.


3. 비스커스 커플링 및 전자제어식 AWD

토센이 아우디의 콰트로에 사용되어서 유명해진 LSD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AWD차량에는 이와 비견되는
비스커스 커플링이라는 것이 있다. 구조는 토센보다 간단한데, 토센이 웜 기어를 사용하는 방식임에
반해 비스커스 커플링은 얇은 슬릿 판이 더블버거처럼 층층이 쌓여 있고 이 사이를 실리콘오일과 같은
저항유로 채우고 있다. (기름이면 모두 윤활작용을 할것 같지만 이렇게 저항작용을 하는 오일도 있다.
대표적인 사용례가 쇽업저버 되겠다) 슬릿은 토센의 스퍼처럼 서로 맞물려 돌고 저속에서는 아주 부드럽게
차동작용을 하고, 고속에서는 내부의 저항유가 저항작용을 해 차동제한을 한다. 토센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토크 센싱이 좀 더 부드럽게 이루어지며(토센은 웜이 걸릴 때 척 하는 기계적인 덜컥임이 있다) 고속에서
더욱 더 유리한 방식이나 약점이 있다. 바로 토센보다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고속에서 엄청난
토크 차이가 발생해 버리면 내부의 슬릿이 저항유에 의해 마찰열을 일으키고, 심하면 슬릿 클러치를
녹여버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격한 드라이빙이 필요한 랠리 같은것만 아니면 충분히 쓸만한
방식이기 때문에, 특히 저속 응답성이 토센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풀타임 AWD차량 중 고속주행이 상대적
으로 적은 SUV에는 이 방식을 더 많이 채용한다.

자 그럼 대부분의 AWD차량 메이커에서 사용하는 전자제어식 디프를 살펴보자. 이름만 다른 것들이 수많은
메이커에서 독자적인 기술인 양 채용되고 있고, 일본의 AWD메이커는 대부분 전자제어를 쓴다. 대표적인
것으로 닛산의 아테사(ATTESA), 미쯔비시의 AYC(Automatic Yaw Control) 등이 있다. 원리는 무지 간단
한데. 디프는 동력전달 클러치로 구성되어 있고 클러치의 댐핑압을 별도의 서보 모터를 통해서 조절하는
것이다. 클러치디스크가 붙으면 마찰이 적어져 차동제한이 일어나고 떨어지면 차동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자제어식 AWD가 왜 유리한가? 먼저 차동제한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는 점이 크다. 기계식
차동장치의 문제점으로, 실제로 구동축에 토크 손실(슬립같은)이 발생해야 차동제한이 걸려 토크를 과급
한다는 점에 있다. 드문 구조를 가지고 있는 포르세 959는 미드십 AWD인데, 가속시는 모든 차량이 다
그렇지만 뒷바퀴에 하중이 걸린다. 기계식 차동장치라면 뒷바퀴에 하중이 걸리는 순간 차동 제한이 발생해
앞바퀴에 일부의 동력이 전달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무게가 걸린 뒷바퀴이기 때문에 앞바퀴로 억지로
전달된 토크는 손실률이 높고 이것은 차량의 가속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반면 전자식 차동장치는
엔진의 ECU와 연동이 가능하고 부가적으로 단축자이로도 쓸 수 있기 때문에 가속을 칼같이 판별하고
뒷바퀴쪽으로 토크를 더 많이 보내고 앞바퀴는 토크를 끊다시피 한다. 즉 순간적으로 AWD차량이 MR차량이
된 것이다. 실제로 959의 경우 출발시는 토크 분배를 2:8로 하여 뒷바퀴에 능동적으로 토크를 공급한다.

또 다른 예로 닛산이 GT-R32에 첫 채용해서 자랑질을 무지막지하게 한 아테사 시스템이 있는데, 아테사도
기본적으로는 크게 차이가 없다. 다만 R34에 적용된 아테사 프로의 경우는 AWD에 덧붙여 4WS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4륜조향으로, 뒷바퀴의 방향이 고정된게 아니라 앞바퀴처럼 조향을 한다.
저속에서는 회전방향의 바깥으로 뒷바퀴가 꺾여서 회전반경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회전방향의 안쪽으로
꺾여서 오버스티어를 방지한다. 이것은 AYC를 적용한 미쯔비시의 랜서 에볼루션도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다.
덧붙여서 랜서의 경우는 미쯔비시의 특허 중 하나인 미스파이어링 시스템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이따
과급기를 설명할 때 설명하겠다.



4. 1:13의 법칙

이런 법칙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모르겠고, 모비스의 연구원으로 계시는 분이 경험적으로 나온 수치를 나에게
알려 주셨다. 이 법칙은 간단한 것으로, [구동부 무게가 1kg 줄어들면, 비구동부를 13kg감량한 효과를 보인다]
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차량에서 구동부라고 불릴수 있는 부분을 추적해보자.

먼저 엔진. 엔진 중에서도 구동하는 부분은 피스톤, 크랭크샤프트, 커넥팅로드가 있다. 자꾸 이니셜디 얘기해서
미안한데, 이니셜 디에 보면 타쿠미의 86이 메이커튠의 엔진으로 스왑하는 경우가 나온다. 이것이 사실 무서운
것으로 엔진튜닝의 무서움을 보여 주는 예이다. 엔진 튜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엔진의 유효 용적을
올려서 고배기량으로 튜닝하는 것(AMG가 이걸 참 좋아한다.)과 엔진 구동부를 경량화해서 고출력을 만드는
것이 있다. 엔진의 챔버는 원기둥형이니깐, 밑넓이x높이로 계산될거고 밑넓이 원의 지름을 보어, 높이를 스트로크
라고 한다. 스트로크나 보어를 늘리면 배기량이 올라가는데, 스트로크는 사실 늘리기 어려운 것이고 보통
배기량증가는 보어업을 통해서 하게 된다. 보어업을 하면 배기량 증가효과도 있지만, 챔버 내벽을 깎는
것이기 때문에 엔진의 무게를 줄이는 효과도 있고, 보통 보어업시는 챔버 내벽을 폴리싱 처리해서 마찰을
더 줄이기 때문에 보다 더 스무스한 피스톤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해 엔진 구동시의 손실을 줄이는 역할도
해 준다. 그리고 구동부 경량화가 있는데, 구동부인 피스톤과 크랭크샤프트 커넥팅로드의 무게를 줄여서
보다 더 적은 손실로 엔진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경량화는 보다 가벼운 소재로 바꾸어서 하는 수도 있고
기존 부품을 경량화가공(중공가공-구명을 잘 뚫는다. 정말 잘 뚫어야 한다. 강도에 영향을 최소화해야 하니깐)
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부품에 구멍뚫는게 사실 별거 아닐수도 있지만 다들 움직이는 부품이기에 무게 밸런싱이
잘 맞으면서 강도손실도 최소화하고, 거기다가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 줘야 하니깐 문제다. 이건 전적으로 튜너의
노하우에 달린 문제고 가장 이 튜닝을 잘하는 업체로서는 혼다의 자회사이기도 한 무겐이 있다.

아시다시피 혼다는 MP엔진으로 한때 F1을 석권했던 업체다. 91년 F1에서 과급기 사용이 금지되면서(아이러니칼
하게도 이 해 세나가 뒤졌다)어떡하면 NA흡기로 고출력을 낼 수 있을까가 업체의 관심사였다. 가장 먼저
해법을 제시한 것이 혼다였는데, 엔진 내부구동부를 살벌하게 경량화해서 엔진의 한계 회전수를 늘린다면
출력을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을 거라고 당시 혼다는 생각했었고 이것을 현실화했다. 요즘의 F1경기를 보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F1엔진은 정말로 살벌하다. 04규정까지는 3500cc, 05부터 3000cc로 배기량이 제한된 엔진을
사용하는데, 메이커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한계회전수 22000rpm, 상용회전수 16000rpm으로 일반차의
레드존 한계를 두 배 이상 넘은 회전수를 사용하고 있고 한계회전수에서의 출력은 800ps, 토크만 해도 120kg/cm3
이상을 뽑아내는 괴물 엔진들이다. 다만 워낙에 한계치가 큰 물건이라, 소모성이 높고 엔진은 두 레이스에 한번
통채로 교체한다. (04규정까지는 엔진교체에 제한이 없었으나, 05부터는 엔진 하나로 무조건 그랑프리 두탕
뛰게 한다. 만약 부득이하게 엔진을 교체하면 예선순위 최하위로 치기 때문에 데미지가 꽤 크다)

잠시 얘기가 샜는데, 여튼 혼다는 상용차에도 고회전형 엔진을 많이 쓴다. 대표적인 예가 S2000이다. 무슨 재주를
부렸길래 2리터 NA엔진이 230마력 이상을 뽑아내는지 궁금하신 분도 계셨을 것이다. 답은 메이커 튠 엔진이다.
공장 출고시부터 S2000은 엔진을 생산한 후 바로 무겐에 보내서 무겐의 NA튜닝을 거쳐서 고회전 엔진으로
만든다. S2000은 차량 생김새에 비해 꽤 비싼 편인데, 이유는 바로 풀 모노코크 바디+무겐 튜닝 NA엔진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용차로는 거의 불가능한 9000rpm영역을 사용할 수 있고, 이때 출력이 230ps를 상회한다.

엔진에 대한 얘기는 이 정도로 하고, 엔진의 출력은 크랭크샤프트를 통해서 밖으로 나간다. 그 다음은 동력 클러치가
된다. 클러치는 클러치플레이트와 플라이휠로 나뉘는데, 클러치 플레이트는 보통 경량 가공이라는 개념은 거의
없고 고강도 클러치로 튜닝되며(가벼운 편이기 때문에 경량화가 큰 의미가 없다) 엔진을 시동하는 데 쓰는 플라이
휠을 경량화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경량 클러치라고 하면 플라이휠을 경량화한것을 말한다. 덧붙여 플라이휠은
웨이트밸런싱 튜닝을 하기도 하는데, 잘 균형잡혀서 짱구가 안난 플라이휠은 그만큼 정회전을 하는 데 도움이
되고, 결과적으로 쓸데없는 마찰을 줄여 출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클러치 다음은 트랜스미션이다. 트랜스미션은 각종 기어들이 복잡하게 뭉친 파트인데 물론 이 기어들도 경량화
가공을 통해서 무게를 줄일 수 있다. 다만 트랜스미션은 엔진의 출력을 직접적으로 받는 부분이라 경량 소재를
함부로 쓰기는 곤란하다. 그리고 트랜스미션을 통하면 이제부터 차량의 드라이브트레인 방식에 따라서 출력 분배가
갈린다. FF의 경우는 프론트 디퍼런셜->프론트 유니버셜샤프트>휠 로, FR의 경우는 센터 샤프트->리어 디퍼련셜->
리어 유니버셜->휠 로, MR/RR의 경우는 리어 디퍼련셜->리어 유니버셜->휠로, AWD의 경우는 센터디프->프론트,
리어샤프트->프론트, 리어디프->프론트, 리어유니버셜->휠 로 간다. 뭐 설명 안하셔도 AWD가 가장 거치는 것도
많고 따라서 동력손실도 가장 많을 것임은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AWD의 경우는 사실 드라이브트레인 경량화의
덕을 가장 많이 본다. 가장 덜 보는 것은 동력 전달 길이가 짧은 FF와 RR, 그담이 MR, 그리고 FR순이다. FR의 경우는
거치는 건 그다지 많지 않지만 센터 샤프트라는 것이 있고 이것이 꽤 크고 아름답고 무겁기 때문에 여기서 손실이
좀 있다. 이 모든 드라이브트레인을 경량화해서 만약 50kg의 절약을 했다면, 차량의 다른 파트를 무려 650kg나
감량한 효과를 낸다. 아케보노 세명을 실은 차와 안 실은 차를 비교 상상해 본다면 이 차이가 어떤 것인지는 짐작하기
쉬울 것이라고 본다. 참고로, 구동부 경량화를 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1kg모래주머니를 발목에 묶어 보고, 그 다음은
어깨에 매어 보면서 어느쪽이 더 힘든지를 비교해 보면 된다. :)

다음은 내일 쓸지도 -_-;

댓글 0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23 바람난 여자도 전 남자를 기억해 줄까? [11] Evegren 2007.05.31 3172
1522 축 아무로레이 경성대 합격 [4] [35] file 단장 2007.07.31 3171
1521 우왕ㅋ굿ㅋ [6] Evergreen 2007.12.12 3169
1520 박의사님 영원하라.. (앞으로 30년간 발매될 야근병동 시리즈) [8] 누랭 2005.05.14 3168
1519 지름보단 좀 약한 반지름 단장 2005.04.22 3167
» 모름지기 차라는건 말이지 (2) 단장 2006.08.03 3164
1517 밤에 잠안오는기념 애장품 리스트. [2] 단장 2004.04.24 3144
1516 홍대 백세주 마을이 어딨슴둥? [3] Evergreen 2003.12.27 3143
1515 MINI Cooper에 CarPC 설치기 file 단장 2013.07.20 3131
1514 잡스와 건희 [23] file 단장 2010.09.25 3116
1513 20003-02-04 광란의밤. [10] 단장 2003.02.05 3114
1512 베이스도장 끝난 치이~ [5] [1] file 단장 2002.12.07 3105
1511 [쭈냐] 오늘도 어김없이... [5] 쭈냐 2002.12.06 3103
1510 [쭈냐] 뭐가 좋을까요 -0-... [5] 쭈냐 2002.12.05 3098
1509 부부클리닉 사랑과전쟁 실사판 file 단장 2013.06.04 3097
1508 [쭈냐] 훗 오늘.... [1] 쭈냐 2002.12.10 3087
1507 하유선 공식 팬클럽 싸이트` [5] file 해돌 2005.03.12 3082
1506 오늘 용평 개장 03-04시즌 시작! [7] megaella 2003.11.20 3082
1505 교통안전 분담금 환급 받읍시다. [2] 단장 2006.08.25 3078
1504 최희섭 결혼?! [2] 서린언니 2006.10.03 3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