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green

응.. 내가 좀 평범하긴 했어. 그래도 이벤트는 꾸준히 터뜨려줬는데..
애가 학원때문에 자기 시간이 거의 없어서.. 그리고 늦게 집에 들어가면 부모님한테 혼나고 그래서
매번 칼같이 바래다주면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이런저런 얘기 만들어가고 그랬어.
걔 친구가 그러더라고. 자기한테 권태기인거 같다고 언젠가 말을 했대. 나는 그걸 눈치를 못챈거고.
나는 학비사건이 터지고 나서 그걸 함께 극복함으로써 뭔가 더 일체감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나만의 착각이었나봐.

계기는.. 확 돌아선 계기라고 생각할만한게 있는데 너무 사소해서말이지;;
난 생일선물로 뭘줄까 고민했는데 자꾸 내 애인이 돈이 없다고.. 선물받아도 돈으로 바꾼다는 농담도 하고 그래서
5월 행사비 적당히 추려서 눈딱감고 돈으로 줬는데 기뻐는 하면서도 시큰둥한 분위기더라고.
(사실, 그 전에 학비 그만큼 대줬으면 생일선물은 안해줘도 된다는 형식상의 말이라도 해줬어야 되는거 아닌지 지금들어 생각은 해)
그리고 내 애인이 그 친구에게 썬그라스 사달라고 해야지~ 그러길래 나는 그러라고 했지.
며칠 뒤에 그 친구놈이 생일선물로 썬그라스를 사줬는데 나중에 사진을 봤는데 썬그라스 포장에 대고 너무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거야.
그 다음날이 걔 시험이었는데 애가 3일 밤을 샌 상태에서 공부도 거의 안한 상태라 자기두 피곤해서 공부 거의 안하구 잘꺼 같다구 해서
모닝콜 7시 30분에 부탁받고 나두 그날 할게 많아서 새벽 늦게 잤다가 못깨워줬는데 자기두 못일어나서 시험을 못본거지..
매일 내가 모닝콜 해준거 믿고 날새 공부하다 쓰러져 잤거든;;
그날부터 나한테 전화 하나 안하고 내가 바래다주러 가도 얼굴 전혀 안보고 완전히 딴사람됐어.

요약하자면.. 자기가 마음이 있는 사람한테 비싼 선물까지 받았으니 이사람도 나를 좋아하는구나 싶었고,
그 상태에서 내가 뜻하지 않은 배신(?)을 때렸으니 마음이 확 기울었겠지.
늘 잘해주던 사람이 한번 실수한 것과 관계없던 사람이 한번 잘해준게 겹쳐서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거 같어;
그 뒤로는 몰래 데이트 다니고 장난도 아님;;
그렇다고 해도 너무 쉽게 바뀐거잖아;;

난 정말 그 애가 나중에라도 정신차리고 나한테 연락해줬으면 좋겠어.
내가 어떻게 해줬는데.. 자기가 먼저 나랑 결혼한다면서 이사람 저사람에게 알리고 다니고 그거 나한테 들켜서 얼굴 빨개지고 그랬는데..
오늘도 행복에 겨워서 웃으며 돌아다니고 있는 걔 모습을 너머너머로 들으니 가슴이 미어진다..
걔 오빠는 우울해죽겠는데 옆에서 혼자 신나하고 있댄다..
그 친구라는 놈도 또 여유 생기니 게임이나 하러 기웃거리는게 다 내 귀에 들려오고..

나중에라도 내 생각을 해줄까.. 나 완전히 걔 기억에서 사라져버린거 아닌가 싶어서 괴로워 미치겠어..
걔두 일부러 내흔적 지울려고 열심히 애쓴거 같지만 내가 걔가 아니니 속을 어케 알겠어..
요새는 공부도 안되고 해서 그냥 시간아 흘러라하고 잠만 잔다. 게임도 못하겠고..

정말 나중에라도 내 생각 할까? 나한테 연락이 올까?
지금은 걔 눈에 아무것도 안보이겠지만(나하고 사귈때도 그랬어. 그전에도 그랬고)
나중에 정신차리고 내 생각나서 연락하면 다시 받아주고 싶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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